엎드려 웃는 아브라함
아브람의 나이 구십 구세에 하나님께서 전지전능하신 이름으로 그에게 나타나셔서 그와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언약의 내용은 그를 번성케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을 아브람(나의 아버지, 곧 하나님은 크시도다)에서 아브라함(많은 무리의 아비)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모든 남자는 할례를 받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사래의 이름도 사라(열국의 어미)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기쁜 소식을 듣고 아브라함의 첫 번째 반응은 하나님께서 눈치채지 못하시게 엎드려 웃는 일이었습니다. 저도 아브라함과 같은 같은 상황이라면 웃었을 것입니다. 사라도 마므리 상수리 그늘에서 하나님의 방문 시, 같은 말씀을 듣고 웃었을 때(18:12-13), 참으로 인간적으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아시고 당장은 나무라지는 않으셨지만, 그녀가 웃지 않았다고 재차 거부하자 따금하게 그녀가 웃었다(18:15)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자신의 나이 백세, 사라의 나이 구십세에 어떻게 정상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웃었을 때(17:17-19), 하나님께서는 즉석에서 정색을 하시며 재차 그에게 사래가 아들을 낳을 것과 그의 이름을 이삭으로 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삭에게도 함께 적용되는 언약임을 약속하셨습니다. 이삭을 축복하셔서 생육이 중다하여 크게 번성하고 열 두 방백을 낳을 것이며 그로 인하여 큰 나라가 될 것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언약 확인을 마친 후에 아브라함은 그에게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할례를 행하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였습니다. 하나님께 선택받은 사람은 자기를 뽑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응답하여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야 합니다. 이 응답의 대표적인 행동이 할례예식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바벨론 포로기에 처해 있을 때 할례는 언약의 표가 되었습니다. 이 언약의 표는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신앙고백적 표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고백하고 나의 주님으로 모시는 마음의 할례를 통하여 언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부여되어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육체의 할례를 볼 때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임과 그 언약을 기억하듯이, 우리도 날마다 주님의 대속으로 영적할례를 받은 존재로서 온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언약의 후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임성진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