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에게 당하는 반복된 창피
언제나 아브라함의 마음 한 구석을 아리게 만드는 롯의 가정에 불행한 일이 닥쳤습니다. 세속적인 소돔의 문화가 결국 하나님의 진노를 견디지 못하고 불에 타 사라져 갔습니다. 아브라함의 간절한 중보로 겨우 살아 난 롯의 가정이 아픈 상처를 남기고 겨우 가문의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은 가족들과 함께 가데스와 술 사이 그랄에 거주하는 아비멜렉에게 잠시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 곳은 애굽 국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애굽으로부터의 위험을 별로 느끼지 않는 안전한 지역이었습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친절을 베풀었으며 그들이 그 곳에서 안전하게 지내도록 호의적인 마음으로 그들을 세심하게 돌보아 주었습니다.
사라의 미모는 아무리 감추려해도 잘 가려지지 않는 탁월한 미모를 갖추었던 것 같습니다. 사라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비멜렉에게 아브라함은 사라가 자신의 누이동생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사라도 아브라함이 자신의 오라비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아비멜렉은 사라를 자신의 아내로 취하고 첫 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날 한 밤중 청천벽력과 같이 하나님의 진노가 그에게 나타났습니다. 하나님께서 그가 남의 아내를 취하였으므로 죽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비멜렉은 억울하였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객관적으로 그는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주관적으로는 억울합니다. 그는 아브라함과 사라의 말을 그대로 믿고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격노를 누그러뜨리시고 그가 사라를 범하는 잘못을 저질러 죽임 당하기 전에 경고하시고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지켜 주셨습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과 사라 부부에게 완전히 실망하여 자신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든 것에 대하여 불만을 표하고 그들의 변명이 구차하지만 더 이상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들이 자신의 소유지에서 좋은 곳을 택하여 속히 떠나주기를 요청하였습니다. 속히 서로 헤어지기를 원하여 양과 소와 노비와 더불어 은 천개를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결코 자기 집에서 떠나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선의를 베풀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아브라함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간혹 이런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호의를 받고서 아브라함은 부끄러움과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비멜렉 가정을 용서하시고 회복시켜 주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그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아비멜렉의 집 모든 여인에게 자녀생산의 축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반복된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와의 약속을 파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적절한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행한 것에 비례하여 복을 주시지 않으시고 우리를 부끄럽게 더욱 풍성하게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임성진 총장